시스템안전연구팀 나성 수석연구원, 박동욱 선임연구원
1. 개요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고 기후 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가 대두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들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엄격한 규제 조치를 도입하고, 전기차 보조금 등의 정책을 통해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에서 발간한 Global EV Outlook 2023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운행 대수는 2022년 약 3천만 대에서 2030년 약 2억 4천만 대로 증가하여 연평균 약 30%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전 세계 전체 신차 판매량 중 5% 미만(2020년)이었던 전기차 판매량이 9%(2021년), 14%(2022년)로 증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처럼 전체 신차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 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전기차의 보유 및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운반선(PCTC: Pure Car and Truck Carrier)에 의해 수출입 운송되는 전기차의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PCTC에 적재된 전기차 화재 등 전기차 운송과 관련된 사고도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PCTC 전기차 화재 관련 사고 예방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KR은 선사 및 조선소 등 다양한 기관의 전문가들과 함께 HAZID(위험 요소 식별) 워크숍을 2024년 1월 23일 KR 본부에서 진행했습니다. HAZID 분석 절차는 아래 [그림 1]에 나타나 있으며, 본 분석을 통해 주요 위험 요소 및 원인과 결과를 식별하고, 위험도를 저감할 수 있는 안전 조치들을 체계적으로 도출하였습니다.
[그림 1] HAZID Study Procedure
2. PCTC 전기차 화재 특성
전기차의 동력원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전력 밀도, 긴 수명, 고효율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배터리 기술과 비교하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전압 및 온도의 범위가 좁으며, 배터리 전해액은 인화성 유기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주요 성분인 리튬의 반응성은 매우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충격, 과열, 과충전 등의 원인에 의해 배터리 온도가 상승하여 가스가 방출되거나, 열이 발생하는 열폭주(Thermal runaway)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나의 셀에서 열폭주가 발생하면, 인접 셀로 전파되어 제트화재, 가스방출, 심한 경우에는 폭발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열폭주가 시작되면, 외부로부터의 산소 공급이 없더라도, 배터리 자체적으로 열, 가연성/독성 가스, 산소 방출을 통해 화재가 지속되며 폭발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열폭주로 인한 화재는 [그림 2]와 같이 배터리의 SoC(State of Charge) 수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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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Thermal Runaway Test Results with Different SoC: NCM Batteries (Source: ST/SG/AC.10/C.3/2019/46) PCTC에 선적하는 전기차의 화재는 내연기관자동차와 비교하여 ‘배터리 Off-gas 발생’, ‘빠른 화재 전이 속도’, ‘화재 진압에 장시간 소요’라는 세 가지 주요 특성이 있습니다. 1) 배터리 Off-gas 발생 · Off-gas성분에는 독성, 가연성 가스가 포함됨 (약 87 vol%: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수소, 등 가스 발생, 약 13 vol%: 메탄, 에탄, 에틸렌, VOCs, 등 탄화수소 발생) · 유염 연소보다 무염 연소일 경우 가연성 가스 배출량이 증가됨 · 해수 함침에 의한 소금물 전기분해로 수소 및 염소 가스 생성될 수 있음 · 배터리 타입에 따라 열폭주 시 불화수소 발생 가능
2) 빠른 화재 전이 속도 · 전기차 배터리의 과열된 고압의 전해질 가스가 배터리 모듈에서 분출됨에 따라 차량 측면에서 제트 화염이 뿜어져 나와, 화염 방향이 수평으로 향함 [그림 3] · PCTC의 차량 적재 방식 (밀집 대형)에 따라 화재 확산이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됨 3) 화재 진압에 장시간 소요 · 차체 하부에 배터리 매립되어 있어, 외부 주수에 의한 냉각효과 미미 · 열폭주 시 자체적으로 산소가 발생하여 화재 진압에 어려움 (질식, 분말 소화 부적절) · 소화작업 후에도 배터리 재점화 가능성 있음
(a) Flame Directions: ICEVs (b) Flame Directions: EVs [그림 3] Comparison of Flame Directions: Internal Combustion Engine Vehicles vs Electric Vehicles (Source: 전기자동차 화재대응 가이드, 국립소방연구원,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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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HAZID 분석에서는 PCTC로 전기차를 해상 운송하고 적하역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전기차 화재를 중점으로 다뤘으며, 보다 효과적인 전문가 논의를 위하여 PCTC 운용모드를 화물운송 (Mode 1), 전기차 적하역 작업 (Mode 2) 2가지로 나누어 인명 (Human) 및 재산 (Asset)에 대한 위험도 측면에 대해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 Mode 1 – Transporting Operation (Cargo Management Onboard)
· Mode 2 – Loading/Unloading Operation (including Cargo Lashing Operation)
또한, PCTC의 화재안전 기능 (Fire Safety Functions)을 다음과 같이 5가지의 기능으로 나누어 해당 기능과 관련된 잠재적 위험 시나리오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였습니다.
· Function 1 – Fire Protection Scheme
· Function 2 – Fire Prevention
· Function 3 – Fire Detection & Confirmation
· Function 4 – Fire Suppression (Firefighting & Containment)
· Function 5 – Means of Escape
HAZID 워크숍을 통해 식별된 총 18개의 위험시나리오를 운용모드 별 (Mode 1 vs Mode 2) 위험도 수준, 위험도 형식 별 (Human risk vs Asset risk) 위험도 수준에 따른 분포를 [그림 4]와 같이 비교하였습니다. 선상 화물관리 및 해상 화물운송 운용모드 (Mode 1)와 관련된 위험시나리오가 화물 적하역 운용모드 (Mode 2)보다 전반적으로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모드별 위험시나리오들의 발생빈도 (Frequency)가 크게 다르지 않으나, Mode 1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더 심각한 결과 (Severity)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명, 재산 위험도 측면에서 위험시나리오의 분포를 살펴보면, 재산위험도 관련 위험시나리오의 심각도가 약간 높게 분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a) Mode 1 vs Mode 2 (b) Human risk vs Asset risk
[그림 4] Hazardous Scenario Distribution by Operation Mode & Risk Type
특히, 모드별 위험시나리오들의 발생빈도(Frequency)가 크게 다르지 않으나, Mode 1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더 심각한 결과 (Severity)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명, 재산 위험도 측면에서 위험시나리오의 분포를 살펴보면, 재산위험도 관련 위험시나리오의 심각도가 약간 높게 분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 PCTC 전기차 화재 주요 논의사항
PCTC의 전기차 해상 운송 작업 (Mode 1) 및 적하역 작업 (Mode 2) 중 발생 가능한 전기차 화재에 대하여, HAZID 워크숍을 통해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다양한 위험시나리오를 식별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화재안전 기능에 대하여 상세하게 논의되었으며, 논의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전기차 화재 특성 고려하여 PCTC 화재 대응 전략 명확화 필요
· 해상운송 작업 (Mode 1): 예, 외부 지원 (육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선내 화재 확산을 최대한 저지하기 위한 화재 대응 전략 수립 등
· 적하역 작업 (Mode 2): 예, 적하역 작업 시 전기차 화재 대응은 육상전문소방인력에 의해 수행되며, 본선은 육상전문소방인력 지원을 위한 화재 대응 전략 수립, 등
2) 이해관계기관 간 전기차 화재 위험 저감을 위한 논의 및 협력 필요
· 전기차 배터리 SoC 제한 기준 마련 (전기차 화재 위험도저감 관련 중요 사항으로 식별됨): 정부기관, 선주 및 화주 간 협력 필요
· 내연기관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분리/구분 선적 방안 마련: 화물터미널, 선주 및 화주 간 협력 필요
· 육상 소화시스템 지원 방안 마련 (적하역 작업): 화물터미널, 인근 소방서 (전문 소방인력) 및 선주 간 협력 필요
· 선원, 화물작업인력, 육상 전문소방인력 등에 대한 교육/훈련 방안 마련: 정부기관, 화물터미널, 선주 간 협력 필요
3) 전기차 배터리 화재 특성과 해상 운송 관련한 연구 및 정보 공유 활성화 필요
· 전기차 배터리 SoC 수준 별 화재 특성 및 해상 운송 시 SoC 제한 기준
· 해상 운송 환경에 따른 PCTC Car deck 온도변화 특성
· PCTC 화재 시뮬레이션: Ventilation 영향, Smoke flow 특성, 전기차 화재의 Fire & Safety 시스템에 대한 영향 등
· PCTC 화재와 관련 선박 Stability 영향: 사용 소방용수 영향, 연소차량 무게 변화 영향, 기상악화 상황 등
5. 결론
KR은 본 위험도 분석을 통해 전기차를 운송하는 PCTC의 해상 화물 운송 및 적하역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전기차 화재 관련 잠재적 위험 요소들을 식별하고, 총 18개의 위험 시나리오에 대해 위험도를 저감할 수 있는 적절한 안전 방안을 도출하였습니다. 이는 추후 전기차를 운송하는 PCTC의 운항 및 적하역을 고려한 전기차 화재 대응 전략 수립 또는 PCTC 설계 단계에서 설계 및 운용 상황 등을 고려하여 EV 화재 대응을 위한 적절한 설계 개선 방안을 적용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검토 및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Source: Risk Analysis for EV Fires on PCTC, HAZID Report, KR-HSE-HAZD-RPT-092, Rev.0, 2024]
KR은 앞으로도 연구 과제 동향 및 관련 연구 결과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신 기술 및 규칙 동향에 맞춰 PCTC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한 기술 지원 및 안전성 향상 방안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본 HAZID 워크숍에 참석하여 PCTC 전기차 화재 위험도 저감을 위해 많은 중요한 의견을 제시해주신 아래 기관의 전문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참여 기업 및 기관(가나다 순): 국립소방연구원, 시도상선㈜, 에이치엠엠오션서비스, 왈레니우스 윌헴슨, ㈜지마린서비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현대글로비스,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 HD현대중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