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욱 선임, 이상익 수석
시스템안전연구팀
1. 서론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 아래, 세계 각국과 주요 기업들은 현재의 기후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이에 ‘21년 6월 유럽의회는 유럽 기후법 (European climate law)을 발효하고, ‘21년 7월에는 ’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55% 감축을 목표로 하는 입법안 패키지 ‘Fit for 55’를 발표하였다. 해당 패키지를 통해 유럽의 모든 항구에서 선박의 지속 가능 연료 혼합 비율을 의무화 (FuelEU Maritime) 하는 등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유럽, 일본, 미국 등 주요 나라에서는 탄소중립 관련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 중이며, 그 중 수소에너지가 친환경 연료로써 탄소중립을 위한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19.1월) 발표 이후 세계 최초 수소법 제정(’20.2월), 수소경제위원회 출범(‘20.7월), R&D 예산 ’19년 855억원에서 ‘21년 2400억원으로 3배 증가시키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수소차·수소충전소·발전용 연료전지 보급에 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였으며, 관련 제품을 유럽, 중국 등에 수출하는 쾌거도 이루어 수소경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 (’21.11월)에 따르면, 수소는 단일 에너지원으로써 ‘50년 최종에너지 소비의 33%를 차지하여 석유(49.3% ’20년 기준)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해외에서 생산된 수소가 대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에너지 하역, 보관, 저장 등 수소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수소 충전소 및 저장탱크에서 폭발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여 수소 충전소와 수소탱크 등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 따라, 운송 및 적하역 등에 빈번히 사용될 선박에서의 수소 사용에 대한 안전 기준을 마련할 것이 촉구되고 있다.
현재 수소선박 기술은 기술 태동기로 연료전지, 초저온 액화가스 저장·운용 등 요소기술에 한해 일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나, IMO를 포함한 주요 선도국 모두 현재까지 수소추진 선박의 안전성 평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수소가스 폭발·누출 사고방지 및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별도의 수소관련 법적 기준은 현재까지 부재하며, 수소를 포함한 1MPa 이상의 가스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른 안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수소 수송 및 추진선박 안전성 확보를 위한 수소 선내 수급, 저장·공급 시스템 및 안전제어시스템의 설계·운용 안전기준 및 평가·검증기술 개발을 위한 수소선박 안전기술개발 사업을 KR에서 주관하여 ’20년부터 ‘24년까지 총 5년간 수행 진행 중이다.
그림 1. 수소차·수소충전소·발전용연료전지 국가별 보급 현황
(출처: 정부 수도선도국가 비전 발표 자료)
그림 2. 수소선박 안전기술개발 사업 개요 (출처: KR)
2. 수소선박 안전기술개발 사업 개요
해양수산부 지원으로 ‘20년부터 ’24년까지 수행되는 수소선박 안전기술개발 사업은 총 4개 세부과제로 구분되며, 1과제 ’수소추진선박 벙커링 및 수소운반선박 적하역 안전기술개발 (주관: KR)의 연구목표는 수소연료 추진선박의 수소연료(액체·기체·고체) 벙커링 및 수소 운송선의 수소(액체·액상) 이송 및 적하역 안전성 평가기술 및 안전기준 개발이며, 연구결과물은 수소연료 벙커링 및 이송/적하역 시스템 개념모델, 개념모델에 대한 위험성 평가, 위험성 평가 기반의 운용절차서 및 선급 기술기준, 관련 법령 제개정(안) 등이 있다.
2과제 ’선박용 수소 저장용기 및 연료공급시스템 안전기준 개발‘(주관: KR)의 연구목표는 수소연료 추진선박의 수소연료(액체·기체·고체) 저장용기 및 연료공급시스템과 수소 운송선 화물창의 안전성평가기술 및 안전기준 개발이며, 연구결과물은 수소연료 저장용기, 연료공급 시스템 및 화물창 표준모델, 그리고 그에 대한 선급기술기준 등이 있다.
3과제 ’수소운송선박 적하역 및 수소추진선박 연료공급 통합제어 안전기준 개발‘(주관: 한국과학기술원)의 연구목표는 수소 적하역 및 수소 연료공급시스템 제어안전 및 신뢰성 평가기술 개발이며, 연구결과물은 수소 적하역 및 연료공급시스템 등의 개념모델 및 그에 대한 선급기술기준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4과제 ’수소선박 누출예방 및 피해경감 기준개발‘(주관: 부산대학교)의 연구목표는 선박 수소 누출 예방기준 및 수소 누출 피해 경감기준 개발 및 평가체계 구축이며, 연구결과물은 수소 누출 예방 및 피해 경감 관련 지침서 등이 있다.
3. 수소추진선박 벙커링 및 수소운반선박 적하역 안전기준개발 (1과제)
KR에서는 수소선박 안전기술개발 사업의 4개의 세부과제 중, 1세부과제 ’수소추진선박 벙커링 및 수소운반선박 적하역 안전기준 개발‘ 사업을 주관하여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연료 추진선박의 수소연료 벙커링 및 수소 운송선의 수소 이송 및 적하역 안전성 평가기술 및 안전기준을 선도적·선제적으로 개발하여 해상 교통 안전에 기여하고 친환경 선박 기술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위선점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며 수소의 특성을 고려한 수소추진선박 벙커링 및 수소운반선박 적하역 시스템 개념모델 및 선종 개발 중이며, 수소 벙커링 절차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수행하여 벙커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시나리오를 식별하고 설계 및 운용 개선안을 제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벙커링 및 적하역 지침서(초안)을 개발하였다.
해당 연구개발과제의 주요 내용은 수소연료 벙커링, 이송 및 적하역 시스템의 개념모델 개발, 안전기준 개발 및 관련 국내 법제도 제개정(안)이며, ‘21년(2차년도)까지의 주요실적은 수소 벙커링 시스템 개념모델의 기본설계 완료, 그에 대한 위험도 평가 수행 및 선종별 초기 설계 등이 있다. ‘22년부터는 수소 벙커링 시스템 개념모델 상세설계 및 수소 이송 및 적하역 시스템 개념모델 개발 및 그에 대한 위험도 평가 수행 등을 통해 개념모델 보완/발전시킴으로써 벙커링, 이송 및 적하역 시스템 개념모델에 대한 안전기준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2차년도까지의 연구개발 실적, 차년도 계획 및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20~‘21년 연구개발 실적
- 수소 벙커링 시스템 개념모델 기본 설계 완료 : PFD (Process flow diagram) 등
- 선종별 초기 설계 완료 : Design basis, 일반배치도, 안전설비배치도, Hazardous zone plan 등
- 기체, 액체, 고체 저장 수소 벙커링 공정 시스템 정적/동적 모델링 시뮬레이션 수행
- 수소 선박 위험도 평가 지침서 작성
- 수소 벙커링 시스템 개념 모델 HAZID 평가 수행
- 위험도 평가 결과 반영한 선급기술기준(안) 개발
- 수소 선박용 액체 수소 저장탱크 시험평가절차 ISO 국제표준 제안 (ISO NP 11326 Performance test procedures for liquid hydrogen storage tank of hydrogen ships)
- 국외 수소추진선박 벙커링 및 수소운반선박 법률 체계 분석
- 수소 이송 및 적하역 설비 법률 체계 분석
그림 3. 1세부과제 연구개발 실적 (출처: KR)
○ 차년도 (’22~‘24년) 연구개발 계획
○ 기대효과
KR이 주관하여 수행 중인 수소추진선박 벙커링 및 수소운반선박 적하역 안전기준개발 사업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먼저, 수소 벙커링, 이송 및 적하역 안전성 평가기술 및 안전기준을 선도적·선제적으로 개발하여 해상 교통 안전에 기여하고, 개발된 안전기준 등을 바탕으로 선박, 장비 및 터미널 모델들을 선제적으로 개발/발전시킴으로써 수소선박 수주, 선박 운용 능력, 관련 장비/시스템 제작 및 터미널 건설, 운용 등에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위선점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국내 수소 벙커링 산업 활성화를 통한 국내 기업의 극저온 기자재 기술력 향상 및 관련 안전성 시험뿐만 아니라 각종 기자재의 모듈화 기술개발, 생산성 제고, 신뢰성 확보 등 연관 산업 기술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며, 본 연구과제를 통해 수소 신산업 기반이 마련되어 수소 시장 확대에 따른 고용 창출 및 연관 산업 밀집 지역의 경제 활성화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조선산업 불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비롯한 관련 산업 기업들에게 정부가 새로운 기술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조선해양산업의 불황 극복 및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화재 및 폭발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수소 사용에 대한 인명 안전성 확보 및 피해 저감에 기여할 것이며, 관련 국내법령을 제시하여 수소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법적 기반 구축할 것이라 예상된다.
4. 결론
대한민국 정부는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수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였고,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소 관련 기술 및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장비 및 인프라 기술 개발 외에도 법, 제도 및 안전기준 개발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KR에서는 수소선박 안전기준개발 사업을 수행하여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수소 선박의 개발과 운항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수소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선점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